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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통신 혁신융합대학 단장들과 참여교수들의 기념촬영

NCCOSS 현장 3

실패의 경험까지 공유하다

차세대통신 인재 양성을 둘러싼 대학들의 1년

2025년 11월 7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회의장에는 각 대학에서 차세대통신 혁신융합대학 사업을 담당하는 교수와 실무진들이 모였다. 국민대학교를 주관으로 서울시립대학교, 울산과학대학교, 전남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가 참여한 ‘2025학년도 제2차 차세대통신 혁신융합대학 워크숍 및 성과공유회’ 현장이었다.

이번 행사는 실적 보고만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각 대학이 현장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생존 전략, 그리고 학생들의 성과를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발표자들 역시 성과를 나열하기보다, 무엇이 잘되지 않았고 그럼에도 어떤 시도를 이어갔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숨가쁘게 달려온 2025년, 5개 학교가 함께 나눈 경험의 장

img1Paloma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국민대학교 김동찬 교수

행사의 문을 연 것은 기술 특강이었다. 국민대학교 정보보안암호수학과 김동찬 교수는 양자내성암호(PQC) 연구 흐름을 설명하며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바 있는 알고리즘, ‘팔로마(Paloma)’의 도전기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2022년 말 16종의 암호가 제안됐고, 올해 초 4종이 최종 PQC로 선정됐다. 제가 만든 팔로마는 떨어졌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나름 16개 중 5등은 했다고 생각한다”는 말에 회의장에는 웃음이 퍼졌다. 실패 경험을 숨기지 않는 발표는 연구 과정의 현실을 공유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img1서울시립대학교 김영길 단장이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김 단장은 ‘대학 밖’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의 운영 경험을 공유했다.

이어지는 대학별 성과 발표에서는 각 기관이 마주한 고민들이 드러났다. 서울시립대학교 김영길 단장은 재직자 교육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운영의 한계를 설명했다. 김 단장은 “재직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시간을 내서 교육받으러 오기 어렵다”는 고충을 털어놓으며, 그 대안으로 교육 대상을 막연하게 선정하기보다 관심사가 분명한 그룹에 특화된 교육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img1울산과학대학교 장민호 교수는 지역 특성을 살린 강력한 산학협력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울산과학대학교의 성과를 발표한 장민호 교수는 지역 제조업체와의 상생 모델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장 교수는 “학생을 기업에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고민을 학교가 해결해주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울산과학대 학생들은 주물 공장의 고온 환경에서 온도를 정밀하게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 시제품을 직접 제작해 기업에 제공했다. 장 교수는 “기업이 실제로 필요한 부분에서 협력한 경험 덕분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전문성을 갖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이론이 아닌 현장 문제 해결 능력이 곧 통신 전문가로서 경쟁력임을 증명해 보였다.

img1전남대학교 박호성 단장은 전남대의 다양한 융합전공을 대표 성과로 소개했다.

전남대학교 박호성 단장은 융합을 돌파구로 삼았다. 박 단장은 “교내 3개 사업단을 연합해 ‘디지털 트윈 농업’, ‘피지컬 인공지능’ 같은 융합 마이크로디그리를 개설했다”며, 타 대학이 보유한 인프라를 전남대로 가져와 수업에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학 간 협력 없이는 풀기 어려운 과제를 정면으로 다룬 사례였다.

img1한국항공대학교 박종서 단장은 재직자 교육에 들인 노력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한국항공대학교 박종서 단장은 학생 인턴십과 재직자 교육을 위해 단장이 직접 발로 뛴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고양시 경제인연합회에서 진행한 블록체인 강의 에피소드도 전했다. IBM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학생들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까지의 과정 역시 차분히 공유됐다.

img1국민대학교 박준석 단장은 2026년 예산안과 관련한 희소식과 함께 성과 보고를 위한 팁을 공유했다.

행사 후반부에는 국민대학교 박준석 단장의 총평과 격려가 이어졌다. 박 단장은 정량 지표 달성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는 실무진들에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는지 증명하면 된다”며 “당장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업인 만큼 아쉬운 점을 해결하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꼭 필요하다”고 독려했다. 수치상의 실적을 채우는 데 치중하기보다 교육 혁신의 ‘진정성’을 강조하자는 대목이었다.

이어서 박 단장은 “내년 예산을 확보해 20큐비트급 양자 컴퓨터를 도입할 계획”이라는 깜짝 발표를 내놓았다. 박 단장은 “컨소시엄 대학 학생들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실제 양자 컴퓨터를 다뤄볼 수 있게 하겠다”며, 차세대통신 교육이 최첨단 인프라 실습으로 도약할 것임을 예고했다.

학교와 현장을 오가는 값진 성과와 차세대통신사업단이 제시하는 커리어의 미래

교수들의 치열한 노력은 학생들의 성과로 화답받았다. 이날 현장에서는 차세대통신사업단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다학제간 캡스톤 디자인’의 우수팀이 CES2026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공유됐다. 학생들은 지난 2026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26에 ‘중앙집중형 자율주행’ 기술 시연을 선보여 방문객과 주요 자동차 기업 관계자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차세대통신사업단의 창의적인 교육이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을만한 성과로 연결됐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학생들의 학술적인 성장도 두드러졌다. 한국항공대의 박용일 학생은 학부생으로서는 드물게 IEEE의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쾌거를 올렸다. 차세대통신사업단에서 주관한 글로벌 역량강화 프로그램 IBM Think 2025 포럼에 참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연구를 이어간 끝에 거둔 성과다.

이러한 성과는 각 학과가 외연을 넓히는 발판이 됐다. 한국항공대학교는 차세대통신사업단의 정재훈 교수를 중심으로 항공우주양자연구소를 개소하여 미래의 통신 환경에 대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국민대는 한국항공대와 함께 IBM과 협력하여 양자컴퓨터 및 AI 기반 인공위성 교류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동향을 전했다. 강의실에서 배운 지식이 현장의 기술과 세계를 향한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소식이었다.

이번 성과공유회는 대학 간의 벽을 허물고 자원을 공유하는 ‘혁신융합대학’ 모델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국 각지의 다양한 형태의 대학이 ‘차세대통신’이라는 키워드 아래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며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NCCOSS 컨소시엄은 2023년부터 2년간 이어진 1단계 사업 기간 동안 ▲차세대통신 기반 융·복합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산업현장 중심의 적시적 비교과 과정 운영 ▲기업 협업 ▲차세대통신 관련 인프라 구축 ▲학사·교원제도 유연화와 같은 괄목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2단계 사업에서는 ▲차세대통신 분야 공동 교육과정 운영 ▲산업계 요구에 대응하는 전문인력 양성과정 개발 ▲글로벌 프로그램 발굴 등에 관한 교육혁신 ▲우수자원 및 인프라 공유를 통한 교육방법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NCCOSS 컨소시엄에 참여한 모두가 함께 걸어 온 대장정의 반환점을 확인하고 자축한 이날, 현장에서 전해진 열정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은 대한민국이 차세대 통신 기술의 주도권을 쥐고 미래 고등교육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해 나가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