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 기술 및 데이터 처리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게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가 열렸다. 국민대학교 차세대통신사업단은 초연결 사회를 맞아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첨단분야에서 학생들의 융합설계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다학제간캡스톤디자인’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다학제간 팀원으로 구성된 팀을 꾸려, 제품 아이디어부터 설계, 시제품 개발을 수행한다. 수업은 총 4학기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최종 평가에서 선정된 팀은 이듬해 1월에 최첨단 기술 트렌드의 장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2025)’ 부스 전시에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업 및 기술 이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1학기 최종 평가에서 선발된 팀들은 어떤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다학제간캡스톤디자인 수업을 통해 어떤 것을 배웠을까? 2024년 1학기 다학제간캡스톤디자인 어워드 최종 평가에서 선발된 Boundy의 팀장인 김예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학생과 VisionMesh의 팀장인 박지원 울산과학대학교 컴퓨터 IT학부 학생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다학제간캡스톤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아이디어는?
먼저 Boundy는 1학기 다학제간캡스톤디자인 어워드에서 1위를 차지한 팀으로, 위치기반 반응형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골프장 클럽하우스 어플리케이션을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이는 특정 위치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감지하는 ‘지오펜스(Geofence)’ 기술과 GPS, 와이파이, 블루투스 비콘 통신으로 일정 조건을 충족할때 자동으로 구동 명령을 내리는 ‘커널 파인딩(Kernel finding)’ 기술을 사용한다.
3위를 차지한 VisionMesh팀은 반려견 맞춤 헬스케어를 주제로, 반려견과 보호자간의 차세대 통신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심박수, 체온 등 바이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찰해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도록 IoT 장비를 포함한 하네스와 인공지능(AI)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두 팀은 일상과 밀접한 영역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Boundy의 김예림 학생은 “검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위치 기반 서비스를 설계해 검색과 조작 작업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해 보려 했다”고 설명했다.VisionMesh의 박지원 학생은 “반려견이 노견이 되는 과정에서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에 견주들이 골든 타임을 조금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바이탈 데이터와 AI 진단 서비스를 기획해 보았다”고 전했다.
주제 선정부터 개발까지...학생들의 열정 가득 도전기
주제를 선정한 이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두 팀 모두 주제를 잡기 위해 많은 논의가 필요했지만, 주제가 잡힌 후에는 작업 과정이 비교적 순탄했다고 밝혔다. 김예림 학생은 “처음에는 아이디어를 구현할 때 어떤 점이 어려운지 판별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럴 때마다 교수님과 외부 전문가와 같은 멘토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초기 구상 단계에선 인공위성을 활용하려 했지만, 교수님께서 인프라나 서비스를 새로 설계해야 한다는 어려움을 지적해 주셨다. 그 덕분에 지금처럼 개방형 API와 와이파이 신호를 사용해 GPS와 지도 데이터에 액세스하는 방법을 고안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학생은 “저희 팀은 ‘심박수나 체온 센서만으로 반려견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비약이 아닐까?’하는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다. 이 부분에선 멘토분들께서도 꼭 검증해 보라고 자주 조언해 주셨다”고 고백했다. 박지원 학생은 “그래서 수의사님께 자문을 얻거나, 바이탈 데이터와 반려견의 스트레스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학술자료 및 특허자료를 많이 조사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박지원 학생은 “그 결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적지만 바이탈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 상태를 의심해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며 “아직 이에 대한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서서히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예림 학생은 오히려 시장조사나 마케팅 영역에서 어려움을 더 많이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예림 학생은 “여태 시장조사나 마케팅을 배운 적이 없다 보니 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었지만, 결국 시야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다학제 수업으로 넓어진 전공 이해도
그렇다면 다학제간캡스톤디자인 수업을 통해 전공 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됐을까. 소프트웨어가 전공인 박지원 학생은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지만,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이 없다 보니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기 어려웠다. 그래도 지금은 팀원들과 멘토들의 도움 덕분에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을 많이 습득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학생은 “그 덕분에 소프트웨어 개발 시 하드웨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김예림 학생은 “저희 팀은 어플리케이션 개발이나 컴퓨터공학이 전공이신 분들이 계셔서, 초기에는 이분들이 개발을 도맡았다”고 털어놨다. 김예림 학생은 “그런데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사용하는 툴도 다양해지고 서버 개발까지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결국 다 함께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 덕분에 자바와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도 좀 더 잘 다룰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별한 창업 경험 선사하는 다학제간캡스톤디자인
박지원 학생은 기존 수업과 달리, 기획부터 배포까지 책임지고 총괄해 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사실 저는 타학교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도전했다”며 “열심히 기획한 아이디어나 개발 내용이 폐기되는 일도 많았지만, 팀원들과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며 창업의 즐거움에 푹 빠져볼 기회”라고 말했다.
평소에도 창업에 관심이 많은 김예림 학생은 “다학제간캡스톤디자인 수업은 기존의 설계 수업과 달리 현장에서 활동하는 멘토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강조했다. 김예림 학생은 “그만큼 아이템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어렵지만,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